음악을 120% 즐기려면 숨은 여음을 찾아라! 기보 문화에 밀려 배경음으로 치부되어 온 ‘여음’에 대한 명쾌한 논증 『사운드 코기토(Sound Cogito)』. 여음은 악보에 기록될 수 없지만 실재하는 음 현상이다. 피아노 페달을 밟고 연주한 뒤 나타나는 미세한 떨림이나 잔향을 상상하면 조금 이해가 쉬울 것이다. 하지만 여음을 정의하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. 이렇듯 모호한 특성 탓에 배경음으로 간주되어 온 여음의 의미를 밝히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. 저자는 5장에 걸쳐 이 논의를 이어간다. Ⅰ장에서는 연구의 목적을 밝히고, Ⅱ장에서는 어째서 청각활동인 음악이 이토록 시각에 의존하게 된 것인지 서술한다. 이어서 Ⅲ장에서는 여음에 대한 이전 담론을 유가, 도가 등 동양의 전통 사유를 중심으로 제시한다. Ⅳ장에서는 녹음, 재생, 전자음향 등 현대 기술로 인해 상당 부분 식별이 가능해진 여음에 대해 논하며, 여음을 인식하기 위한 제3의 미적 인식주관이 필요함을 역설한다. 데카르트의 ‘코기토’에서 응용한 사운드 코기토가 바로 그것이다. Ⅴ장에서는 여음의 정체성을 ‘가상적 실재(hyper-reality)’로 정의하며 마무리 짓는다. 서구의 악보 문화로 인해 그 입지가 위태해졌던 여음에 주목하고 그 가치를 밝히는 이 논의는 그 자체로도 가치 있다 할 것이다.